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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트로트의 열풍에 대하여

by 하얀 오아시스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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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 지배한 2020년’

 

 

_ 예전에는 부모님께서는 주로 뉴스나 드라마를 TV를 통해 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주말에 부모님 댁에 들리면 ‘트로트 서바이벌’ 채널이 틀어져있곤 했는데요. 이게 한주가 아니라 몇 줄을 계속 보시더군요. 그리고 화제를 낳았던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 이후에도 이젠 방송사에서 트롯은 새로운 키워드가 되었고 TV에 보다 익숙한 세대들을 넘어 어린세대들도 찾게 되는 일종의 문화적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로트 열풍, 남인수에서 임영웅까지>는 이러한 트로트에 대한 대중들이 관심의 지속과, 아직도 대표적인 트로트 이외에는 모르는 부분이 많은 트로트 자체에 대한 의문에 대해 저의 호기심이 발동, 서적을 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 트로트를 우리나라 말로 완전히 번역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원류는 일본의 ‘엔카’에서 왔다고 하지만, 엔카가수로 활동했던 비교적 최근 노래인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는 엔카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또한 트로트 하면 전설적인 나훈아나 남진의 노래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엔카의 가락과 유사한 점이 있었지만 시대를 거스르면서 지금 만나는 그들의 노래, 특히 최근 ‘테스 형’과 같은 노래는 엔카와는 완연히 다른 느낌을 전달합니다. 이에 따라 트로트에 가장 적합한 다른 말은 ‘유행가’가 아닐까 합니다. 조금 더 살을 붙인다면 ‘뽕끼 있는 유행가’ 정도가 되겠군요. <트로트 열풍, 남인수에서 임영웅까지> 이런 한국의 근대화, 산업화에 이어 K-POP이 전 세계에 사랑받게 된 1920년부터 2020년까지 남인수의 ‘희망가’부터 임영웅의 ‘나만 믿어요’까지 우리나라 트로트의 역사와 함께 가수들의 숨겨진 이야기와 노랫말과 작곡에 담긴 일화의 이야기를 담은 보기 드문 트로트의 산 교과서였습니다. ​

 

​ 본서는 굉장히 영리하게도 기존의 고리타분한 방식의 음악의 연대기를 비켜나감과 동시에 한 시대를 풍미한 트로트곡들과 함께 작사, 작곡, 가수, 그리고 경연방송에서 리메이크된 연유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유들을 저술합니다. 특히 나훈아와 남진, 현철, 진성 등의 이미 트로트의 거목 같은 가수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송가인과 임영웅, 영탁 등의 최근에 큰 사랑을 받은 가수들 역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요. 독자로서 잘 몰랐던 노래들에 대한 호기심과 많이 듣게 된 노래들이 쓰이게 된 계기와 함께 마치 위키피디아와 나무 위키를 보는듯한 가수들과 작사 작곡가들의 스토리텔링은 일단 본서를 펼치면 손에 놓지 못하는 재미를 넣어 제가 책을 보는 이유 중 중요한 것들인 재미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그동안 트로트는 기성세대의 문화였고 젋은 세대들은 트로트는 회사 입사 후 회식자리에서 흥을 돋우거나 노래방에서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원천으로 소비했었습니다. 하지만 트로트 경연대회로 인한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트로트 가수들의 소신발언과 새로운 음악적 시도들은 이제는 세대를 거스르는 진정한 유행가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트로트 열풍, 남인수부터 임영웅까지>는 그러한 시대의 반증으로서 출간된 것이고, 본서는 100년 동안의 엄선된 유행가와 그에 대한 사료, 대한민국의 발전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트로트의 여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올해의 책’에 선정될 가치가 있는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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